이혼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쟁점 중 하나가 바로 집, 즉 주거용 부동산의 재산분할 문제입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집을 반으로 나눈다”는 표현을 많이들 사용하지만,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 말만큼 오해를 부르는 표현도 드뭅니다.
집은 현금처럼 쪼갤 수 있는 재산이 아니고, 명의·대출·거주 현실이 동시에 얽혀 있는 복합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재산분할에서 집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단순한 계산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재산분할의 출발점은 그 집이 분할 대상인지 여부입니다. 혼인 중 취득한 집이라면 명의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부부 공동명의는 물론이고, 일방 명의로 되어 있어도 혼인 기간 중 형성되었다면 분할 대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원은 명의보다 형성 과정과 혼인 중 기여도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따라서 “내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 내 집이다”라는 주장은 이혼 소송에서는 거의 힘을 갖지 못합니다.
집을 나누는 방식은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뉘지만, 어느 방식이든 상황에 맞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가장 직관적인 방식은 집을 매도한 뒤 대금을 나누는 방법입니다. 현금화가 되기 때문에 분쟁의 여지가 비교적 적고, 각자의 몫이 명확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매각 시점, 시세, 거주 문제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당장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부담이 현실적인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집을 한쪽이 단독으로 소유하고, 다른 쪽에게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도 자주 선택됩니다. 이 경우 핵심은 집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입니다.
시세, 감정평가, 최근 실거래가 등을 기준으로 삼지만, 평가 시점에 따라 금액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지급할 현금이나 다른 재산이 실제로 마련 가능한지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서류상 합의만 해 두고 이행이 되지 않으면, 분쟁은 오히려 더 길어집니다.
명의 이전 방식 역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집을 넘겨받는 쪽이 기존 소유자의 지분을 이전받는 경우, 단순한 이혼 합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등기 이전 절차, 취득세 부담, 경우에 따라 증여로 오해받을 소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재산분할에 따른 이전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서류를 정리하지 않으면, 세금 문제로 불필요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출이 있는 집은 재산분할에서 가장 까다로운 유형입니다. 집값보다 대출이 많은 경우도 있고, 대출 명의와 실제 상환자가 다른 경우도 흔합니다. 법원은 집의 순가치, 즉 시세에서 대출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분할을 검토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누가 대출을 계속 갚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대출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명의만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금융기관의 동의 없이 정한 합의는 이행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은 거주 문제입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쪽이 계속 집에 거주하기를 원하는 경우, 집을 당장 매각하지 않고 일정 기간 사용하도록 정하는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용 기간, 관리비와 대출 상환의 부담 주체, 이후 매각 시 정산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두는 것입니다. 막연한 합의는 훗날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재산분할에서 집을 다룰 때 감정이 개입되면 판단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아이 때문에”, “억울해서”, “상대가 나가야 해서”라는 이유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을 고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감정이 아니라 이행 가능성과 형평성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실현할 수 없는 합의는 아무 의미가 없고, 결국 다시 법정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변호사의 시선에서 보면, 집을 어떻게 나눌지는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위자료, 다른 재산, 양육비, 거주 계획까지 함께 고려해야 전체 그림이 맞춰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집을 양보하는 대신 다른 조건에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재산분할은 하나의 재산을 따로 떼어내 보는 문제가 아니라, 전체를 조율하는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재산분할로 집을 나누는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대충 합의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때입니다. 집은 이혼 이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산입니다. 명의, 대출, 세금, 거주 현실을 모두 고려하지 않은 합의는 결국 다시 분쟁으로 돌아옵니다. 재산분할에서 집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이혼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