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재산이나 자녀 문제만 떠올리지만,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이혼하면 성을 꼭 바꿔야 하나요”라는 물음입니다. 특히 결혼 이후 각종 사회생활과 경력, 자녀와의 관계 속에서 현재 성을 유지해 온 경우라면, 이 문제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정체성과 일상의 연속성에 직결되는 사안이 됩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 부분은 정확한 법적 구조를 알면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입니다.
먼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혼을 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법제에서 혼인으로 인해 성이 변경되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혼인 중에도 각자의 성과 본은 유지되며, 이혼을 하더라도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즉, 이혼 자체로 인해 성을 바꿔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이혼 후 성 변경을 걱정하는 이유는, 과거 호적 제도에 대한 기억이나 자녀의 성과 혼동되는 인식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현재의 가족관계등록제도에서는 개인의 성과 본은 출생 시 정해진 것을 기준으로 유지되며, 혼인이나 이혼은 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변호사 상담에서 보면, 이 점을 모르고 괜히 불안해하거나 불필요한 절차를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주의해야 할 부분은 오히려 반대의 경우입니다. 즉, 이혼 후 성을 바꾸고 싶을 때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성과 본의 변경은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단순히 이혼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성 변경이 개인의 사회생활이나 정체성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지 여부를 엄격하게 살펴봅니다. 이 점에서 보면, 성을 유지하는 것은 아무런 절차가 필요 없지만, 성을 바꾸는 것은 상당한 법적 문턱이 존재합니다.
이혼 후에도 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입니다. 이혼이 확정되면 혼인관계는 해소되지만, 기본증명서나 가족관계증명서에 기재된 성과 본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별도의 신고나 신청을 하지 않아도, 기존의 주민등록증, 여권, 각종 자격증과 학력·경력 서류는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안정 요소입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도 성과 관련해 혼동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자녀의 성은 원칙적으로 변경되지 않습니다. 또한 부모의 성 유지 여부가 자녀의 성이나 가족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별도의 가정법원 허가 절차가 필요하며 이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부분을 혼동해 “부모 성을 유지해야 자녀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적으로 맞지 않는 인식입니다.
이혼 과정에서 간혹 상대방이 “이혼하면 성을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압박하거나, 성 변경을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이런 발언에 휘둘려 불필요한 합의를 하거나 심리적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성 유지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이며, 상대방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행정기관이나 민간기관의 오해입니다. 드물게 이혼 후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잘못된 안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법적으로 성 변경 의무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를 통해 현재 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면 됩니다. 변호사로서 보면, 이런 상황은 법을 몰라서 생기는 소모적인 갈등에 가깝습니다.
경력 단절이나 재취업을 앞둔 분들에게 성 유지 문제는 더욱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논문, 자격증, 이전 직장 기록이 모두 현재의 성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 성 변경은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혼 후에도 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사회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있어 큰 의미를 가집니다.
정리하자면, 이혼을 하더라도 성을 바꾸지 않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상태입니다. 별도의 신청도, 허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을 바꾸고 싶을 때가 예외적인 상황이며, 그 경우에만 법원의 판단이 개입됩니다. 변호사의 시각에서 보면, 이혼 과정에서 성 변경 문제로 불안해하는 시간 자체가 아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혼은 관계의 종료일 뿐, 개인의 정체성까지 바꾸는 절차는 아닙니다. 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미 법은 그 선택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성을 바꾸느냐 유지하느냐가 아니라, 이혼 이후의 삶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설계할 것인가입니다.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